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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일보]“집 밖은 한국, 집 안은 북한…차별·불신 속 방치된 탈북청소년 구해야”

작성자 행정실 날짜 2026-08-27 17:35:02 조회수 9

[인터뷰] 부산 장대현중고등학교 교장 임창호 목사

“북한인권은 정치 아닌 생명의 문제…통일의 날은 반드시 갑자기 찾아올 것”
美한인교회 운동부터 탈북 청소년 교육, 북한인권대회까지…23년 사역 궤적

 

지난 19일 본지와 서면 인터뷰를 진행한 임창호 목사는 탈북 청소년 교육의 시급한 과제와 북한인권 운동이 나아가야 할 방향 등에 대해 밝혔다. /임창호 목사
지난 19일 본지와 서면 인터뷰를 진행한 임창호 목사는 탈북 청소년 교육의 시급한 과제와 북한인권 운동이 나아가야 할 방향 등에 대해 밝혔다. /임창호 목사

2003년 미국 휴스턴의 한 한인교회. 생전 처음 접한 탈북 여성의 눈물 어린 증언은 한 목회자의 삶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타민족 선교에 앞서 고통받는 내 동족을 위해 일어서야 한다는 강한 각성은 곧 미주 한인교회 중심의 북한자유 운동으로 이어졌고, 탈북 청소년을 위한 정규 대안학교 설립과 국제적인 북한인권 연대 운동으로 열매를 맺었다.

23년 동안 북한인권 현장의 최전선을 지켜온 부산 장대현중고등학교 교장 임창호 목사. 그는 최근 정치적 이해관계와 무관심 속에 외면받고 있는 북한인권의 현실을 안타까워하며 “북한인권은 정치적 프레임이 아닌 인간의 생명과 예수 그리스도의 신앙에 관한 문제”라고 강력히 호소한다. 본지는 지난 19일 임창호 목사와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그가 북한인권 운동에 투신하게 된 계기부터 탈북 청소년 교육 현장의 애환, 해외 사례 비교, 그리고 대한민국 정부와 시민사회가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해 직접 들어봤다. 다음은 임 목사와의 일문일답.

-목사님께서는 오랫동안 북한인권 운동에 헌신해 오셨습니다. 처음 이 사역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제가 미국에서 이민목회를 하던 시기였던 2003년도부터였습니다. 당시 탈북민들이 미국 연방국회와 유엔에 북한인권 피해증언자로 초청되어 북한인권의 참혹한 현실에 대한 증언이 매스컴에 자주 언급되었습니다. 이민교회들은 이러한 증언 내용에 충격을 받고 그들을 직접 교회에 초청하여 간증집회를 갖기 시작했습니다. 이 무렵 제가 목회하던 교회는 텍사스주 휴스턴에 있었는데, 저희 교회도 당시 여성 탈북민 한 분을 소개받아 초청하게 되었지요. 3일간 간증집회를 하였는데, 생전 처음 듣는 북한동포들의 참혹한 삶과 인권유린의 생생하고 구체적인 증언에 집회기간 내내 전 교인들이 가슴이 먹먹해지고 분노하기도 하고, 눈물을 흘리며 슬퍼했습니다.

저는 이때, 타민족을 위한 선교도 중요하지만 고통받는 내 민족을 위하여 무엇인가를 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강한 각성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2004년 9월 27-28일 양일간 LA Airport Hilton Hotel에서 전 미주한인교회 지도자 1650명이 모여 북한자유를 위한 통곡기도회가 열렸고 저는 휴스턴 대표로 참석하였습니다. 이 기도회 후에 미주한인교회 2300여 교회가 참가하여 '북한자유를위한미주한인교회연합회(Korean Church Coalition for North Korea Freedom)'를 결성하였고, 저는 5명의 공동대표 중 한 명으로 선출되어 대변인으로 활동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북한인권운동에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하게 된 것은 이때부터였다고 생각합니다."

-탈북 청소년들을 교육하는 장대현중고등학교는 처음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나요.

"2006년 2월에 저는 10년 동안의 이민교회 목회사역을 접고 고신대학교 교수로 부임하였습니다. 한국으로 돌아와서 제가 거주하던 부산지역에 정착하면서, 주말마다 탈북민들과 만나 그들에게 다양한 상담과 필요를 채워주기 위한 자원봉사를 시작했습니다. 점점 숫자가 많아지면서 2007년 7월에는 이들을 중심으로 탈북민들을 위한 교회(장대현교회)를 설립했고, 2012년부터 그들의 초등과정 자녀들을 위한 방과후교실을 운영했습니다.

그러던 중 2012년도에 어떤 시민부부가 자신 소유 4층 건물 한 동을 무상으로 기증해 주셔서 리모델링하여 2014년에 탈북청소년들을 위한 장대현학교를 개교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장대현교회 탈북민성도들의 자녀들이 중심이었습니다만 지금은 전국구로 학생들을 받고 있습니다. 2022년 11월에 부산시교육청으로부터 정식학교(각종학교)로 인가받아 교명을 장대현중고등학교로 개명하여 2023년 3월에 재개교했습니다."

탈북 청소년을 위한 정규 대안학교인 부산 장대현중고등학교. /임창호 목사
탈북 청소년을 위한 정규 대안학교인 부산 장대현중고등학교. 


-장대현중고등학교를 운영하며 가장 안타깝게 느낀 북한 청소년들의 현실은 무엇이었고, 그들을 통해 우리 사회가 배워야 할 점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첫 번째로는 탈북학생들의 현실적 어려움은 부모들의 한국사회 몰이해입니다. 탈북학생들의 부모들은 북한에서 태어나 자라면서 사회주의 일인 독재체제 북한교육을 받은 분들입니다. 자유민주주의와 자본주의 경제사회를 전혀 경험하지 못했고, 한국교육과 사회를 경험하지 못한 분들이지요. 따라서 자신들의 자녀들에게 한국사회 정착을 위한 도움이 될 수 있는 교육정보나 진로 도움을 주는 데는 실제적으로 매우 한계가 있는 가정환경입니다. 

게다가 부모들이 경제생활로 바빠서 대부분의 경우 아이들을 집에 놔둔 채 일터를 전전하다 보니 방치되다시피 하는 아이들은 정서적으로도 매우 열악하지요. 어떤 아이들은 집안에 들어가면 북한이고, 집밖에 나오면 한국이라고까지 말하기도 합니다. 부모들이 한국정보와 지식이 없는 것을 그렇게 표현하는 것이지요. 

또한 대부분의 탈북학생 부모들은 탈북민들 공동체 안에서 유통되고 공유되는 자기들끼리의 정보교환에는 귀를 기울이지만, 실제로 그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교사와 전문가들의 조언에는 거리를 두거나 무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북한에서 생활하면서 공기관이나 전문가들을 불신하면서 살아온 경험이 한국에 와서도 그대로 트라우마로 작용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이러한 환경이 때로는 학생들의 진로지도에 장애나 어려움으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둘째로 최근에는 북한에서 직접 오는 자녀들보다 제3국 출생 탈북민자녀들과 국내출생자녀들의 수가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중국을 비롯한 제3국 출생자녀들은 한국어를 구사하지 못하는 것이 가장 큰 어려움이지요. 초등 혹은 중등교육까지 중국에서 받고 온 아이들은 중국공산당의 사회주의 교육과 중화사상에 크게 영향을 받아 중국이 세계의 중심이라는 생각이 꽤나 굳어져 있습니다. 북한이나 한국에 대한 이해, 통일, 정체성 문제, 한국의 전통문화에 대한 열정에 대해서 관심이 없습니다. K-Pop문화를 제외하고는 말입니다. 

자기들은 중국인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요. 이러한 아이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고, 한국인의 정신을 가르치고, 정체성을 논하고, 통일의 꿈을 이야기 하는 일들이 쉽지 않은 현실이지요. 반면 한국에서 태어나 자란 아이들은 탈북자녀라는 사실을 부끄러워하고, 열등감을 지니고 삽니다. 혹여나 왕따나 차별을 당할까 염려해서이지요. 

이러한 것들이 탈북학교 현장에서 보여지는 일반적인 안타까움 혹은 어려움들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열악한 환경 가운데서도 저희 교사들의 헌신적인 노력과 교육으로 시간이 지나면서, 아이들에게 한국어만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한국인으로서 정체성을 갖게 하는 교육이 성과를 보이고 있어서 그나마 보람을 갖고 헌신하고 있습니다."

장대현 중고등학교의 원어민 영어수업 장면. /임창호 목사 
장대현 중고등학교의 원어민 영어수업 장면. 


-북한인권 운동은 정치적 논쟁으로 소비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목사님께서는 평소 '북한인권은 정치가 아니라 생명과 신앙의 문제'라고 일전에 강조하셨는데, 그 의미를 좀 더 설명해 주십시오.

"인권이라는 말은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권리를 말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자유롭게 말하고, 자유롭게 자신의 의견이 담겨진 글을 출판하고, 자신들과 같은 생각을 지닌 사람들끼리 자유롭게 모여서 단체를 만들고 주장할 수 있는 자유를 말하는 것인데, 북한에서는 이러한 자유가 하나도 없는 것이지요. 

세계인권선언문에 적시된 30여 개의 인권조항이 북한에서는 한 조항도 지켜지는 것이 없습니다. 어느 나라든지 어느 사회에서든지 개인이나 소수의 인권이 무시당하거나 유린당하면 소송되기도 하고 사회의 이슈가 됩니다. 그런데 북한에서는 국가가 조직적으로 국민들 개인의 인권을 짓밟고 유린하고 있는데도, 게다가 그 사회가 우리와 같은 동족인데도 이것을 말하면 정치적인 이슈를 건드린다고 하지 않습니까? 내정간섭이라고까지 말하는 사람도 있어요.

세계가 규탄하고, 유엔총회가 북한인권조사기구를 만들어서 조사하고 규탄하고 권고하고 있으며, 국제사회가 북한사회의 이러한 현상을 이상하게 여기고 규탄하고 있는데, 한국사회에서는 같은 동족의 북한인권을 말하면 정치적인 이슈라고 하는 것은 참으로 우스꽝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아마도 지금까지 일부 정치인들 혹은 정당이 북한인권운동을 그들의 정략을 위한 정치적인 이슈로 이용해 왔고, 그것이 또한 타깃이 되어 왔기 때문이라고 보아집니다.
하지만, 일부 편향된 정치가들과 집단들에 의해서 잘못 해석되고 왜곡된 현상은 반드시 바로잡아야 하고, 수준 높은 우리 국민들도 바로 잡아서 이해해야만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북한인권운동은 생명존중운동이라고 생각합니다. 인권을 신앙과 결부시키는 것은 기독교인으로서 이러한 인권존중사상은 바로 예수님의 사상과 동일하기 때문입니다. 

성경을 들여다 보면, 성경의 모든 가르침과 교훈은 인간의 존엄성을 다루고 있습니다. 성경은 한 생명을 천하보다 귀하게 여기라고 가르치고 있으며, 어린아이를 소중히 여기라고 하고, 약하고 소외된 자들, 과부와 고아를 사회공동체가 돌보라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예수님 자신도 그렇게 살았습니다. 그러므로 기독교인들의 성경적 신앙은 그 자체로 인권존중사상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임창호 목사는 기독교인들의 성경적 신앙은 그 자체로 인권존중사상과 다를 바가 없고, 북한인권운동이 신앙적인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임창호 목사
임창호 목사는 기독교인들의 성경적 신앙은 그 자체로 인권존중사상과 다를 바가 없고, 북한인권운동이 신앙적인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임창호 목사

-최근 북한인권 문제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과거보다 크게 줄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이러한 현상의 가장 큰 원인은 무엇이며, 어떻게 다시 관심을 회복할 수 있을까요.

"우선 분단의 기간이 80년을 넘어가고 있지 않습니까. 분단의 시간이 길어지면서 분단의 아픔을 몸소 안고 통일의 날을 기다려 온 이산가족 당사자 할아버지 세대들 대부분이 돌아가셨고, 저와 같은 2세대의 나이가 70이 되어가고 있으며, 저희들의 자녀와 손자세대인 3~4세대들이 사회의 중추 구성원으로 진입하면서 그 아픔과 중요성이 점점 흐려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한국교회의 북한동족 구원을 위한 열정이 점점 식어져 가고 있는 것도, 교회지도자 세대교체가 3~4대를 맞이하면서 동일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국가의 지도자들과 학교와 사회지도자들, 교회와 가정에서의 어른 세대들이 관심을 갖고 통일과 북한인권 관련 이슈를 잊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가르쳐야 한다고 봅니다. 통일문제는 헌법 사항이며 대통령의 신성한 직무조항이기도 합니다. 국가조직 통일부 장관이 있고, 통일교육원이 있고, 통일교재가 있습니다. 초중고생들에게 통일교육을 시키도록 규정까지 만들어 놓았습니다. 국가적 교육사항입니다. 

그렇다면 사회와 교회가 이에 발을 맞추어 지속가능한 교육이 되도록 하는 것이 맞는 것입니다. 국민의 관심사가 줄어들고 있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국가와 사회, 교육과 가정, 교회와 지도자들이 사명을 가지고 이 문제를 다루고 있지 않는 것이 문제이지요. 직무유기라고 봅니다. 이를 위해서는 깨어서 인식하고 있는 지도자들과 시민운동의 차원에서 계몽해 나가야 한다고 봅니다. 교회도 포함해서 말입니다. 

국가와 지도자들이 직무이행하지 않고 게으르면 시민들은 눈을 부릅뜨고 그들에게 외쳐야 합니다. 깨어있는 시민들이 이 일을 감당해야 한다고 봅니다. 세계역사를 보아도 발전해온 국가들은 시민들이 깨어있었습니다. 역사 가운데 사라져 간 국가와 사회에서는 국가와 지도자들을 일깨울 수 있는 시민들과 시민운동이 없었습니다."

-목사님께서는 지난해 북한인권세계대회 조직위원장을 맡아 국제사회의 연대를 이끌어 오셨습니다. 해외에서는 북한인권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으며, 한국 사회가 놓치고 있는 부분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저희들은 작년에 9개국 77개 북한인권단체들(북인협)과 미국의 인권재단(HRF)이 공동으로 이 대회를 치렀습니다. 재정면에서도 국가나 기업조직의 재정지원을 받지 않고 순수한 시민들의 기부금과 교회들의 헌금을 모아 치러진 한국 최초의 시민운동으로서의 북한인권세계대회였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전쟁 중에 있는 우크라이나의 인권단체도 영상으로 함께 참여했습니다. 놀라운 일이었습니다. 세계에 흩어져 있는 탈북민들 가운데 9개국으로부터 대표들이 참가했습니다. 한국을 비롯하여 독일, 영국, 프랑스, 우크라이나, 미국, 뉴질랜드, 캐나다, 일본이 참가했지요. 

오토웜비어의 모친을 비롯하여 이 대회를 위한 미국 연방국회상하원의원들(영킴, 테드크루즈, 마르샤 블랙번)의 응원 축사도 이어졌습니다. 한국에서 열리는 북한인권세계대회에 대한 높은 관심도를 표명한 증거이기도 합니다. 

세계적인 인권재단 대표 토르할보르센, 주강사 슈잔숄티와 에버슈타트박사는 한국사회가 당사자국이면서도 북한인권운동에 대해 너무나 소극적이라고 강력하게 비판하는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국제사회가 보는 한국의 북한인권운동에 대한 비판적 메시지는 부끄럽지만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사실 그 자체입니다. 한국사회는 북한인권운동을 정치화하여 해석하려는 경향이 짙고, 사회 각계 일부 지도자들은 북한인권운동을 정치적인 관점에서 정부눈치를 보면서 움직이는 성향이 다분히 많다는 것이지요. 눈치 보면서 살아가야만 하는 한국사회의 일면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사회가 놓치고 있는 것은, 논리적으로 사실적으로는 북한인권의 현상과 현실을 대부분 모두 알고 있으면서, 현실적으로 외면하려고 하는 비겁함을 스스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지요. 인권운동은 진실운동입니다. 사실을 알리고 사실을 사회에 널리 드러내는 가운데, 가해자로 하여금 인권유린을 중지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는 운동입니다. 

이 운동은 용기가 필요한 일입니다. 용기있는 자들만이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용기있는 자들을 불러 모으는 일이 필요하고, 그 용기있는 자들을 후원하는 자들이 많아져야 하며, 이 운동에 협력하는 무리가 많아져야 하는 것입니다. 그 용기가 필요한 시점이며, 한국사회가 놓치지 말아야 할 부분이기도 합니다."

지난해 북한인권세계대회 포스터.
지난해 북한인권세계대회 포스터.


-미국과 유럽 등 해외에서는 청년들이 북한인권 운동에 적극 참여하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반면 한국 청년들의 참여는 상대적으로 적은데, 그 이유와 해결책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미국과 유럽 등 해외에서는 청년들이 북한인권 운동에 적극 참여하는 사례가 적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미국과 유럽의 사회적 가치와 특징은 개인 존중, 생명존중과 양심의 소중함에 있고, 이러한 사상은 누가 뭐래도 양심에 꺼리지 않으면 자율적으로 표현하는 문화가 발달되어 있는 것입니다. 기독교사상과 문화 배경이 깔려져 있는 사회의 특징입니다. 

반면, 한국사회는 생명존중과 양심의 소중함 보다는 공동체적 형식주의 가치가 매우 강한 체면사회라고 볼 수 있습니다. 개인존중 보다는 공동체 유지를 위한 체면과 눈치가 더 중요시되는 형식문화이지요. 따라서 사회적 분위기에 편승해야만 개인이 그 공동체 가운데서 생존할 수 있다는 가치관이 강하게 작용되는 것입니다. 

북한인권운동에 대한 정치적 분위기에 따라 생존을 위해 사회 각계각층 지도자들의 눈치보기와 형식 갖추기가 유별나게 심한 한국사회가 이러한 가치관에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이 아닐까 사료됩니다. 해결책을 내 놓는다면, 존경받는 지식인과 각계지도층 리더들이 북한인권운동에 대한 적극적이고 용기 있는 과감한 행동들을 보여준다면 중간에서 머뭇거리는 청년들의 마음을 돌려놓을 수 있다고 봅니다."

-북한 주민들의 자유와 인권을 위해 대한민국 정부와 시민사회가 지금 가장 우선적으로 해야 할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정부는 여야 할 것 없이, 당리당략적 정치 편향성을 뒤로하고, 국민과 국가를 위하여 기구와 공무원들이 자유민주적 기초위에 평화적통일을 지향한다고 적시한 헌법적 사항에 충실하게 직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여 대북 북한인권문제에 한 목소리를 모아 그 해결책을 추구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시민사회는 북한인권운동을 이끄는 시민단체들을 중심으로 북한동족들의 인권유린의 현실을 국민들이 직시하고 인식할 수 있도록 범국민적으로 다양한 각도에서 계몽하는 운동을 용기있게 적극적으로 펼쳐나가야 한다고 봅니다."

-북한인권 활동을 하시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탈북민이나 북한 주민의 이야기가 있다면 소개해 주실 수 있을까요. 그 경험이 목사님의 사역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습니까.

"미국에서 처음 만난 탈북여성이 가장 기억에 남고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녀는 북한내 북한주민들이 겪고 있는 인권탄압과 유린현실을, 북한 안에 아직 남아 있는 자기 가족들이 위험에 처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세계시민들을 일깨워 저들을 하루속히 자유케 해야겠다고 작정했다고 하면서 증언할 때에 매우 도전을 받았습니다. 

자기 가족 몇사람의 문제보다도 북한주민 전체의 자유를 위한 용기 있는 행동이 나에게 북한인권운동에 용기를 갖고 뛰어들게 했던 계기가 되었습니다."

-최근 정부와 정치권에서는 '북향민'이라는 용어 사용 등 북한이탈주민 정책과 관련한 여러 논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명칭보다 더 중요한 북한이탈주민 정책의 본질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명칭을 무엇으로 바꾸는가는 큰 문제가 아니라고 봅니다. 왜 지금 정부가 명칭문제를 들고 나왔는지는 저도 사실 잘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그보다 더 큰 문제가 더 많이 산적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두 번째는 북한에서 자유를 찾아 들어온 탈북민들이 싫어하고 항의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저들을 지칭하는 명칭을 바꾸지 않으면 안되는 지에 대한 강력하고 절박한 이유가 무엇인지도 역시 의아합니다. 명칭을 바꿈으로서 누가 얼만큼의 이익이 있으며, 그 이익을 당장 누릴 필요성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설명이 빈약한 것 같습니다. 본질적인 것(북한인권과 통일전략)보다도 훨씬 비본질적인 것을 건드려서 오히려 환경을 악화시키고 껄끄럽게 할 필요가 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제가 보기에는 북한이탈주민정책의 본질은, 한국정부와 국민들이 북한이탈주민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저들의 마음을 사는 것이라고 봅니다. 그래서 저들 3만5000명이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 정착생활의 만족감이 강력한 메시지가 되어 북한사회를 향해 울려퍼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북한인권 운동을 하시면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과, 그럼에도 지금까지 포기하지 않고 사역을 이어올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입니까.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북한인권운동을 순수하게 동족을 위한 인권운동으로 보려고 하지 않고, 교묘한 논리로 정치화하여 정치적으로 대적하려고 프레임화 하는 사람들과 마주할 때였습니다. 그들은 마치 희망을 포기하고 살아가는 자들의 그림자처럼 보여지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고 23년을 달려올 수 있었던 원동력을 제공한 것은 통일은 반드시 올 것이라는 나 자신의 변함없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었고, 이러한 확신은 그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던 1945년 8월15일 대한민국의 광복과, 민족상잔의 아픔을 겪었던 1950년 6월25일 사건을 들어 설명할 수 있겠습니다. 이 민족적 사건들과 같이 통일의 날도 어느날 갑자기 역사 가운데 끼어들 것이라고 나는 확신하고 있습니다. 

만일 가장 확실하게 예측되는 일이라면 어떤 것 보다고 더 확실하고 철저하게 투자하고 준비해야만 하기 때문입니다. 설사 그날이 내 운명이 다하는 날까지 오지 않는다 하더라도, 이를 준비하면서 열정적으로 살아가는 나의 삶은 결코 후회함 없는 아름다운 인생으로 추억될 것입니다."

-자유일보 독자들과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북한 주민의 자유와 인권을 위해 꼭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자유일보가 정론지로서 북한인권의 현실을 가장 용기 있게 보도하고 그 해결책을 논하고 자유대한민국의 통일을 한결같이 예언하고, 증언하고, 가장 먼저 그 역사적 통일현장을 보도하여 남북한주민이 사랑하는 용기 있는 언론지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곽성규 기자

2026.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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